단어 카드는 여전히 단어를 외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는 공부 자체가 아니라 카드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단어를 찾고, 뜻을 적고, 발음 기호를 복사하고, 예문을 고르고… 카드 한 장에 5분씩 걸리면 100장에 여덟 시간이 넘습니다. 게다가 만들다 지쳐서 정작 복습은 시작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njoyCards는 이 ‘만들기’ 단계를 최대한 자동화하고, 시간을 ‘외우기’에 쓰도록 설계된 AI 플래시카드 앱입니다. 여기서는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홍보 문구 빼고 정리해 보겠습니다.
단어를 넣으면 카드가 완성된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외우고 싶은 단어나 표현을(어떤 언어든) 입력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AI가 다음 항목을 갖춘 구조화된 카드를 돌려줍니다.
- 학습 대상 언어로 된 뜻풀이 (그 언어로 쓴 정의)
- 모국어 뜻
- 발음 표기 (영어면 IPA, 중국어면 병음, 일본어면 로마자 등)
- 품사
- 번역이 함께 붙은 예문 2~3개
- 자주 쓰는 연어(collocation)
- 문법 팁
중요한 점은 이 결과물이 고정된 완성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각 항목은 직접 고칠 수 있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예문만 바꾸고, 뜻만 다듬는 식의 조정이 자유롭습니다. 게다가 항목 하나만 다시 생성할 수 있어서, 예문이 마음에 안 들어도 카드 전체를 다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한꺼번에 준비하고 싶다면 일괄 모드를 쓰면 됩니다. 여러 줄의 단어 목록을 붙여 넣으면 백그라운드에서 생성이 진행되고, 진행률 표시·취소·중단 후 이어서 재개까지 지원합니다. 지하철에서 100개를 붙여 넣고 집에 도착할 즈음 카드가 완성되어 있는 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간격 반복은 FSRS, 복습량은 SM-2보다 20~30% 적다
카드가 준비되면 복습 시점은 시스템에 맡깁니다. EnjoyCards는 백엔드에서 FSRS(Free Spaced Repetition Scheduler)를 사용합니다.
평가 등급은 Anki와 같은 4단계입니다. 다시(잊음) / 어려움(흐릿함) / 보통(기억함) / 쉬움. FSRS는 카드마다 세 가지를 모델링합니다.
- Difficulty(난이도) : 그 카드가 본질적으로 얼마나 어려운가
- Stability(안정성) : 기억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가
- Retrievability(인출 가능성) : 지금 떠올릴 확률은 얼마인가
이 인출 가능성이 목표치(약 90%)까지 떨어졌을 때 복습을 배치하는 것이 FSRS의 방식입니다. 예전 SM-2에 비해 같은 기억 유지 수준에서 복습 횟수를 20~30%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복습은 줄이고 싶지만 기억은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맞는 방식입니다.
평가 버튼에 ‘다음 간격’이 표시된다
FSRS의 장점이 체감되는 지점입니다. 다시 / 어려움 / 보통 / 쉬움 각 버튼에, 그 선택을 했을 때의 다음 복습 간격이 표시됩니다. 표기는 Anki식으로 간결하게, 예를 들어 10m(10분 뒤), 2d(2일 뒤), 15d(15일 뒤)처럼 나옵니다.
누르기 전에 “지금 쉬움을 누르면 15일 뒤에나 다시 온다"는 걸 알 수 있으니, 실수로 평가를 올려버리는 일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오늘은 확실히 기억 안 나니 다시를 눌러서 내일 다시 오자"라는 판단도 쉬워집니다.
카드 한 장을 4가지 문제 유형으로 돌려 쓴다
같은 단어라도 어떤 방식으로 물어보느냐에 따라 기억을 꺼내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EnjoyCards는 다음 네 가지를 번갈아 사용합니다.
- 단어 인식 (보고 뜻이 떠오르는가)
- 회상·철자 (떠올리거나 쓸 수 있는가)
- 듣기 (오디오 포함. TTS 읽기도 사용)
- 빈칸 채우기(cloze)
새 카드나 학습 중인 카드는 먼저 선다형 문제를 우선합니다. 아직 외우지 않은 단계에서 철자를 물으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르기만 하게 해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설계입니다. 듣기 카드는 오디오 로딩에 실패하면 자동으로 단어 인식 문제로 내려갑니다. 조용히 학습이 멈추는 일이 없습니다.
오프라인 우선, 연결되면 알아서 동기화
카드는 기기의 로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됩니다. 지하철에서도, 비행기에서도 그대로 복습할 수 있습니다. 평가는 먼저 로컬에 기록하고 나중에 동기화됩니다.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시점에 조용히 상태가 맞춰지는 구조입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멱등(idempotent) 복습 ID입니다. 복습마다 고유 ID가 붙기 때문에, 불안정한 환경에서 다시 전송하더라도 같은 복습이 두 번 집계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되돌리기(Ctrl/Cmd+Z). 피곤한 상태에서 실수로 잘못 평가했을 때, 직전 한 번을 깔끔하게 취소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평가가 스케줄 전체를 망가뜨리는 건 간격 반복의 흔한 골칫거리인데, 이 기능 하나가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언어쌍은 자유롭게, 양방향 학습
카드마다 출발 언어와 목표 언어를 직접 고릅니다. 영어→한국어 카드도, 한국어→영어 카드도 같은 덱에 둘 수 있습니다. 양방향으로 바꿔 가며 익힐 수도 있습니다.
앱 UI는 약 28개 언어를 지원합니다. 중국어·일본어·한국어는 물론 베트남어 성조 부호, 아랍 문자, 키릴 문자까지 입력과 표시 양쪽에서 깨지지 않습니다. 로마자권이 아닌 언어를 배우는 사람일수록 이 부분에서 차이가 납니다.
덱·템플릿·인쇄까지
학습을 지속하기 위한 관리 기능도 갖춰져 있습니다.
- 덱(단어장) 생성과 관리, 바로 쓸 수 있는 샘플 덱
-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카드 템플릿
- 원하는 항목의 수동 편집
- 인쇄 및 PDF 내보내기 (종이로 확인하거나 나눠 줄 때)
- 진도 통계: 연속 학습일(스트릭) / 학습 캘린더 / 업적 배지 / 습득·전체 수
지원 플랫폼
모두 오프라인으로 동작합니다.
- Android (Google Play, 또는 APK 직접 설치)
- iOS/iPadOS (App Store. 진도는 iCloud로 동기화)
- Windows 10/11 (네이티브 데스크톱)
- macOS (네이티브. Apple Silicon과 Intel 모두 지원)
무료 버전과 Pro
- 무료 버전: 하루 신규 카드 상한을 1~100 사이에서 직접 조정할 수 있습니다(기본 10). AI 생성에는 **할당량(쿼터)**이 있어 초과하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 Pro 구독: AI 생성 상한이 풀려 양을 신경 쓰지 않고 만들 수 있습니다.
먼저 무료 버전에서 기본값 10장이 자신의 학습량에 맞는지 시험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EnjoyCards와 Anki, 그리고 익숙한 앱 비교
| 항목 | EnjoyCards | Anki | 말해보카 |
|---|---|---|---|
| 카드 생성 | AI가 뜻·발음·예문·연어까지 자동 생성 | 기본은 직접 입력(애드온으로 확장) | 앱에 내장된 단어 위주 |
| 스케줄러 | FSRS(기본) | SM-2 / FSRS 선택 | 자체 복습 설계 |
| 다음 간격 표시 | 평가 버튼에 표시 | 표시됨 | 미표시 |
| 문제 유형 | 인식·회상·듣기·빈칸 | 템플릿에 따라 다름 | 뜻 고르기·철자 등 |
| 공유 덱 | 있음(수는 제한적) | 방대한 공유 덱 | 앱 내 콘텐츠 |
| 커스터마이즈 | 중간 | 매우 높음(애드온 가능) | 낮음 |
| 기기 | Android/iOS/Windows/macOS | 거의 모든 플랫폼 | 주로 스마트폰 |
※ 말해보카는 한국 사용자에게 익숙한 단어 암기 앱의 대표 사례로 넣었습니다. 수치와 기능은 각 앱의 공개 정보 및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맞고, 이런 사람에게는 안 맞다
맞는 사람
- 카드 만드는 데 시간을 다 써서 정작 복습까지 못 가는 사람
- ‘찾기·예문 고르기’는 AI에 맡기고 판단과 복습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
- 로마자권 밖의 언어(중국어·아랍어·키릴 문자 등)를 배우는 사람
- 통근 중처럼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학습을 멈추고 싶지 않은 사람
안 맞는 사람 (솔직히)
- 복습 스케줄러를 구석구석 직접 설계하고 싶은 사람
- 커뮤니티의 거대한 공유 덱을 그대로 가져오고 싶은 사람
- 애드온으로 카드 동작을 근본부터 바꾸고 싶은 고급 사용자
이런 용도라면 Anki가 더 잘 맞습니다. Anki는 커스터마이즈와 공유 덱 규모에서 여전히 압도적이고, 그 부분은 굳이 겨루지 않겠습니다. EnjoyCards는 ‘귀찮은 부분을 줄여 꾸준히 하게 만드는’ 쪽에 집중한 앱이라고 보면 됩니다.
정리하며
단어 학습에서 진짜 차이를 만드는 건 재능이 아니라 계속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카드 만들기라는 첫 관문을 낮추고, FSRS로 복습량을 줄이고, 오프라인에서도 멈추지 않게 하는 것. EnjoyCards는 이 세 가지를 노립니다.
우선 무료 버전으로 자신의 속도에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